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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작성] 이력서쓰는법 - 새내기 구직자의 오류 : 이력서, 제대로 써라

˚ [이력서] 작성법

by 호이얀 2009. 1. 5.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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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력서작성] 이력서쓰는법 -  새내기 구직자의 오류 : 이력서, 제대로 써라

 

먼저, 나는 IT 업체 기획자 출신이고, 기획자의 관점에서 글을 쓰고 있음을 밝힌다(같은 IT라 해도 개발자나 디자이너,관리자는 또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획자가 기획자를 뽑음에 있어서 고려했던 점들을 밝히니 관련있는 구직자분들께 도움이 되길 바란다. 기획자로 취업하려는 사람도 한번 정도 읽어보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몇해 전 내 부사수를 뽑기 위해 이력서를 받았는데, 1명을 뽑는데 200명이 넘게 지원을 했다. 잡코리아 등엔 올리지도 않았다. 언론 계열사이기 때문에 회사의 미디어 포탈 한구석에 조그맣게 한 이틀 올렸는데도 용케 200명이나 지원을 했다.

자... 여기서 첫번째 상황. 취업포탈도 아니고 한 이틀 공개했는데도 1명 뽑는데 200명이 몰렸다. 이 얘기가 뜻하는 바는 두가지이다. 한가지는 이 글을 읽고 있을 구직자 여러분이 "최소한 200:1 이상의 경쟁률을 뚫어야 한다"는 점이고, 다른 한가지는 "당신은 그저 200명 중의 한명일 뿐이다."라는 점이다.

"상황파악을 정확하게 하라."

기획자에게 필요한 여러가지 능력 중에서 '상황 파악'이 있다. 여기서 말하는 '상황'이란 '누가 칼자루를 쥐었나'를 말한다. 이렇게 말하면 가혹하게 들리겠지만, 구직자 여러분은 적어도 아직은 닭장 속의 닭이다. 좁은 닭장 속에서 비슷비슷해 보이는 200마리 닭 중의 한마리일 뿐이다. 적어도 취업문제에 있어서 구직자는 철저히 약자이다. 아무런 권한도 없는 닭장 속의 닭과 다를 바가 없다.

그러나 냉정하게 분석해보자. 천만다행인 건 딱 봐서는 그 200마리 닭 중에서 어떤 닭이 가장 알을 잘 낳는지 알 수 없다는 것. 어떤 닭이 가장 정확한 시각에 가장 큰 목청으로 꼬끼요~하는지 알 수 없다는 것. 여기서 한가지 중요한 사실을 정리하자. "능력 있음"과 "취업 성공"은 결코 이퀄 관계가 아니란 점이다. 능력을 공인받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일류대학 졸업장, 토익 성적표, 기사 자격증, 학원 수료증 등. 그치만 현업의 인사담당자는 이런 것들을 100% 신뢰하지 않는다.  그나마도 요즘은 상향평준화 되어서 까놓고 말하면 "이력서만 놓고 보면 그놈이 그놈"이다.

그런데 상황파악 못하고 꼭 "니네들, 나 안뽑으면 열나게 후회할 걸?"이라거나, "매출 올리고 싶냐? 그럼 나 뽑는 수 밖에 없어!"라는 덜 떨어진 애들이 꼭 있다. 잘난 척 하지 말라, 200마리 닭장 속. 그 안이 지금 당신의 자리이다. 이제 겨우 부사수 받고 있는 나 조차도 너보다 잘난 놈이다. 속되게 표현하자면... '이런 애들'한테는 조용히 "뽁큐"를 날려주고 살포시 Delete를 눌러버린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이런 사람 뽑아놓으면 '갑-을 관계' 개념 없이 나대다가 사고치거나, 파트너 업체 담당직원 속 뒤집어 놓거나, 사수인 나의 '분노 게이지'를 작동불능에 이르게 하기 마련이다.

음, 여담인데 나 역시 학원에서 오피스/인터넷 관련 과목을 이수했다는 사람에게 '엿'먹은 적이 있다(파일이름 바꿀 줄도 모르고, 심지어 '더블클릭'조차 할 줄 모르더라. 아무리 '낙하산'이라지만 그 정도일 줄이야... )

"쓰라는대로 써라."

나처럼 괴팍한 담당자는 이력서 단계에서 상당히 많은 구직자를 컷트한다.

"나이는 만 22세~28세. 이력서는 사진을 넣은 MS워드로 한장에 작성하고, 자기소개서는 3장 이내로 작성해서 이메일로 보낼 것. 그외 첨부자료는 jpg,gif 파일 및 MS오피스 파일에 한하며, 3M를 넘지 않게 zip 파일로 압축한 후 파일명은 구직자 이름으로 해서 보낼 것. 메일 제목은 [구직]으로 시작할 것. 마감시한은 00월00일 18시."라고 분명히 사전공지를 했음에도 그렇게 보내지 않는 사람이 있다.

20살? 컷트. 아래아한글로 작성한 이력서? 컷트. 뭔 용가리 통뼈라고 PDF를 보내? 컷트. 이력서에 사진이 없다? 컷트. 있긴 있는데 정말 성의없이 찍은 사진이다? 컷트. 증명사진에 뽀샵을 해? 컷트. 이력서 밑에 '다음 페이지로'라고 써있네? 컷트. 미쳤나,첨부파일이 35M? 컷트. 이건 또 왜 RAR 압축이야? 컷트. 첨부파일 압축을 풀어보니 PSD 파일이네? 컷트. [구직]으로 메일 필터링을 하니까 그렇게 안썼으면 이력서 메일함으로 안들어 가겠지? 다 지 잘못이지 뭐,컷트. 18시네? 메일 계정 닫아버려야지.

여담으로 덧붙이자면 기획자를 뽑을 경우엔 오자,탈자가 있거나 받침이 반복적으로 틀려도 바로 컷트. 제일 황당한 건 남의회사 이름을 적어놓고 이력서를 넣은 경우. 하도 어이가 없어서 까칠한 답장을 날렸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 그저 작은 실수라고 생각치 말라. 평소의 마음가짐이 그 정도 밖에 안되기 때문에 그런 어이없는 실수를 하는 거고, 그 마음가짐 바꾸기 전엔 취업하기 힘들 것"이라고.

인사담당자는 어떻게 보면 말도 안되는 이유로 자기소개서는 읽어보지도 않고 이력서 단계에서 컷트시킨다. 왜 그렇게 짜게 구는 걸까? 그게 '룰'이기 때문이다. 사진 넣어서 MS워드 한장으로 작성해야 한다는 룰. 조금 더 튀고 싶어서 오바하거나 그 룰에 못미치는 경우엔 가차없이 짤라낸다. 근데 과연 그게 다일까? 그것만이 이유일까?

"인사담당자는 바쁘다."

인사담당자는 바쁘기 때문에 그리도 빡빡하게 구는 거다. 일일이 꼼꼼하게 다 읽어볼 시간 없다. 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고 내 파트만 해도 여간 문제가 많은게 아니다. 우리팀 신입사원 똘똘한 놈 뽑으면 두고두고 좋겠지만 그 녀석을 뽑기 위해 이 프로젝트를 지연시킬 순 없다. 남들이 다 다른 사람 뽑자 할 때 내가 강력하게 건의해서 뽑은 놈이 아무리 똘똘한들, 지금 내가 빵꾸낸 이 프로젝트에 대한 책임소재는 분명히 나한테 있고 인사고과에 반영될 것이다.

안그래도 바빠 죽겠는데 개념없이 날린 이력서를 보노라면 정말로 욕 나온다. "이 사람 뭐하는 사람인데 이딴 걸 보내?" 표현이 거칠지만 그 상황에선 진짜 이렇게 욕 나온다. 안그래도 야근인데 잠깐만 확인 안하면 메일이 수십통씩 쌓인다. 한번에 몰아서 보자니 도저히 다 볼 수 없을 것 같고... "대체 12장 짜리 자기소개 소설을 다 봐달라는 거야???"... "사진도 안붙였으면 볼 거 없지. 이런 애들 자기소개서 읽어봤자 시간낭비야."

주목하라. 인사담당자는 바쁘다. 그들의 시간을 뺏지 않으면서 자신을 부각시켜야 한다. 나처럼 성격 급한 담당자는 30초도 아깝다. 한번 스윽 보고 아니다 싶으면 바로 Delete 키를 누른다. 아니, 그런 식으로 죄다 짤라서야 어떻게 능력있는 사람을 뽑겠냐고? ... 잊었는가? 당신은 '200마리 닭 중의 하나'일 뿐이라는 사실을. 담당자의 눈엔 '그놈이 그놈'으로 보인다는 사실을.

"절대 따라하지 말라. '자기소개서 작성 예' 따위는."

안그래도 그놈이 그놈인데 구태여 더 그놈이 그놈 되겠다고 용 쓸 필요 없다. 그놈이랑 쌍쌍으로 'Delete의 저주'를 받을 뿐이다. 위에서 링크한 Tong에 오른 원문글에서 제시한 '잘된 예'는 정말 아니다('잘못된 예'는 아예 논할 가치도 없고). 생각해보라. 200명 중 최소한 150명은 다 똑같이 '잘된 예'를 따른다. '잘된 예'일 수는 있어도 결코 '눈에 띄는 예'는 아니다. 눈에 띄지 않으면 뽑힐 수 없다.

내가 제시하는 한가지 방법은 차라리 자기소개서를 프리젠테이션 자료로 만들라는 점이다. 이력서를 MS워드로 작성했다면 가급적 MS워드로 작성을 해도 좋고, PPT 작성 능력을 뽐내고 싶으면 PPT 파일로 만들어도 좋다.

중요한 건 "상황 파악 제대로 하고, 담당자의 이목을 끌되, 시간은 뺏지 말라"는 점이다. 그러기 위해선 '설명하는 글'이 아닌 '주장하는 글'이 되어야 한다. 비슷하게 보일지 몰라도 "난 이거이거이거를 할 수 있다."에 그치는 것과 "난 이러이러이러하니 뽑아달라."고 하는 것은 다르다. 단, 거듭 말하지만 '상황파악' 못하고 오바하지 말라.

짧게 목차를 넣어라. 목차만 봐도 읽고 싶게 하라. 단, 목차 가지고 '낚시질'은 하지 말라. 인사담당자는 목차만 보고도 귀신같이 알아낸다. 전체 구성은 두괄식으로 하라. 목차 역시 두괄식으로 하라. 첫번째 목차를 당신의 과거사로 낭비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라. 한개의 챕터는 한장을 넘기지 말되, 챕터 내에서도 두괄식으로 하라. 절대 잊지 말라. 모든 문서는 원칙적으로 '한장'에 요약해서 담아내는게 최고의 미덕이고 그 자체로 당신의 한가지 능력이 증명된다.

잊지 마라. 링크한 글의 '잘된 예'처럼 썼다간 인사담당자로 하여금 하품이 나오게 했다는 이유로 'Delete의 저주'를 받은 나머니 144명과 같은 신세를 면키 어렵다.

"자기소개서와 첨부자료에서 면접여부가 결정된다."

대충 눈치 깠겠지만 면접 여부까지 가느냐 마느냐는 자기소개서와 첨부자료에서 결정된다.

포트폴리오 등 첨부자료를 작성할 때. 무작정 인터넷에서 긁어온 자료 인용으론 메리트를 얻을 수 없다(그마저도 안한 사람보다는 나을테지만). 시장규모니 시장성장세니 이런 자료 조사한 사람은 수도 없다. 어차피 인터넷에서 쉽게 긁어올 수 있는 자료니까. 하지만 경쟁업체의 재무제표를 분석해오는 사람은 드물다. '귀사'의 서비스와 '귀사의 경쟁업체'의 서비스를 모두 이용해보고 화면 캡쳐해서 장단점을 분석해오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그 분석 후에 대안까지 제시하는 사람은 한명도 없었다.(단, 첨부한 압축파일이 3M를 넘겼다면 공염불이고.)

문장은 간결하게. 형용사를 남발하지 말라, 당신에게 필요한 건 동사다. 비유를 할 때는 은유로 하지 말고 직유로 하라. 어휘 선택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의외로 종종 있는 경우가 소위 '통신체'다. 장난하나? 단지 (^0^) 나, ^^;; ---> 이런 것만으로도 당신의 이력서가 컷트되는 23가지 이유를 알려줄 수 있다. 자기자신의 인생을 얼마나 경박하게 대하는지 알리고 싶지 않다면 절대 통신체 쓰지 말라.

다 썼다고 생각하지 말라, 30번 퇴고해야 한다. 화려한 문서는 3초동안 관심을 끌지만, 퇴고에 퇴고를 거듭한 알찬 문서는 3분 이상 다시 읽어보게 한다(인사담당자의 3분이 당신의 3년을 결정할 수도 있다). "뽑아만 주신다면..."이라 말하지 말라. 뽑아만 주신다면...이라기에 뽑았더니 월급날만 기다리며 뺀질거리다 지난 구조개편 때 짤린 당신 앞전의 취업자에게 감사하라. 덕분에 당신에게도 기회가 생긴 거니까.

거짓말 하지 말라. 인사담당자는 귀신이라 하지 않았나. 당신보다 이력서를 많이 써본 사람이고, 당신보다 먼저 사회생활 시작했고, 당신보다 먼저 200:1의 경쟁률을 뚫은 사람이다. 구직자의 거짓말에 이미 당해본 사람이다. 시행착오를 거친 후 당신 머리 꼭대기에 앉아있는 사람이 인사담당자다.

수퍼맨이라고 광고하지 말라. 수퍼맨은 존재하지 않음을 이미 알고 있는 사람이다. 그럼에도 당신이 계속해서 "나는 수퍼맨"이라고 외친다면 당신은 상황파악은 물론 주제파악도 못하는 사람이 되는 거다. 당연히... 컷트.

부정적인 이야기를 반복적으로 쓰지 말라. 언젠가 내 친구가 내게 자리 좀 알아봐달라며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맡겼다. 읽어봤는데 그 난감함이란. 난 이것도 못해, 저것도 못해, 성격도 내성적이야... 그치만! '뽑아만 주신다면...' 그걸 본 내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아니... 할 수 있는 것도 없고 하기도 힘들 것 같다는 내용으로 이력서를 쓰면. 대체 취직을 하고싶긴 한거야?' 그 친구에겐 차마 말 못했지만, 그대로는 어디에 줄 수가 없어서 하룻밤 꼬박 걸려서 경력 내용 외의 모든 걸 새로 작성했었다. 취업하고 싶으면 단점을 인정하되, 그걸 어떻게 극복해가고 있는지에 집중하라.

"200명이건 2000명이건 분명히 눈에 띄는 사람이 있다."

200명 중 30명은 '황당한 이유'로 3초만에 컷트. 남은 170명 중 150명은 '잘된 자기소개서 예'를 모범적으로 따랐다는 이유로 Delete의 저주. 남은 20명 중 10명은 적절한 첨부자료나 포트폴리오를 통해 스스로를 부각시킬 기회를 놓쳐서 컷트. 남은 10명 중 5명은 '결정적인 한방의 무기'가 없거나 '결정적인 한방을 막아줄 방어구'가 없어서 컷트.

이제 5명으로 압축이 되었고 그 5명에게 면접의 기회가 돌아가는 거다. 이 5명은 분명히 눈에 띈다. 200명이 있건 2000명이 있건 분명히 눈에 띈다. 목숨 걸고 준비한 사람은 뭐가 달라도 다르다. 애초에 '대충' 준비한 사람은 게임의 상대조차 되지 못했던 거다. 그런고로 내가 보는 취업 경쟁률은 200:1이나 2000:1이 경쟁률이 아니라 5:1이다.

그렇다면 면접까지 가서 채용된 그 한명은 몇대 몇의 경쟁률을 뚫은 걸까? 5:1일까? 아니다, 그 사람은 50:50의 확률을 뚫은 거다. 왜? 이력서 30개는 경쟁에 끼지도 못했고, 150개의 이력서는 경쟁에는 끼였으나 상대조차 되지 않는 것이였고, 남은 20개의 이력서 중 10개는 나름 선전했지만 아직 뒷꿈치 밖에 못따르고 있었으니까. 남은 10개의 이력서 중 5개는 아쉽지만 아직은 허리까지 밖에 못따라오니 패쓰.

"그리고, 면접날 풍경"

결국 산술적으로 따지면 5:1의 경쟁률인데, 막상 면접에서 보면 고르고 고른 사람임에도 '확 깨는' 사람이 한둘은 꼭 있다. 안믿길지 몰라도.. 머리가 떡이 되서 헐레벌떡 뛰어온다거나, 대형지각 하고는 울먹거린다거나, 지가 무슨 '꽃을 든 남자'라고 허옇게 화장을 하고 온다거나, 핫팬츠에 표범무늬 스타킹을 입고 오는 수퍼모델 아가씨 꼭 있다. 이들은 면접 때 무슨 얘기를 하는지 귀에 들어오지도 않는다. 첫인상은 그만큼 중요하다. 때와 장소에 맞는 처신은 사회생활의 기본이다. 그런 기본조차도 오락가락 정신 못차리는 사람은 조직 내에서 폭탄과 같다. 자신에게 소중한 기회가 왔음에도 그 기회를 소중하게 생각할 줄 모르는 사람은 어떤 중요한 기회가 와도 날려버린다. 이런 류의 사람들은 자신의 임무를 망각하거나 끊임없이 궁시렁거리며 주위 사람의 '분노 게이지'까지 폭발하게 만든다.

'마지막'의 그 한사람은 눈빛부터 다르다. 아이러니 하게도 그 사람은 50:50의 확률을 뚫은 사람이다. 경쟁업체 서비스 분석, PPT 문서 작성, 완벽한 자기 소개서. 이런 것들을 채용공지가 나간지 하루만에 준비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200명 중 190명은 회사 이름만 바꿔가면서 이력서를 제출한 거고, 그게 그들이 컷트된 이유다. 이 '마지막' 한명이 다른 199명과 다른 점은 "할까?말까?"의 상황에서 "했다"는 점이다. 귀찮고 힘들지만 "했다"는 점이다. 누군 취업준비 안해봤나. 그 사람은 분명히 밤잠 설치면서 자료 작성하고 면접 전날엔 뜬눈으로 준비해서 나온 사람이다. 귀찮은 거 다 하고 힘든거 다 해내고 졸린 거 참으면서 준비한 사람의 눈빛이 나머지 199명의 그것과 같을 것 같은가? 그 사람의 옷차림이, 손짓과 표정이, 입에서 나오는 말이 다른 면접자 4명의 그것과 같을 것 같은가?

"여담. 세상은 변하고 있다."

구직자들은 왜 이렇게 취업하기 어렵냐고 한다. 근데 기업에선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한다. 대체 무슨 차이가 있길래 그런지 잘 생각해 볼 일이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나의 아버지 세대는 "지금은 옛날에 비하면 세상 좋아졌다."고 하신다. 과연 그럴까? 글쎄... 재화는 좀 더 풍족해졌을지 몰라도 경쟁은 더 치열해졌다. 당시엔 산업화사회의 모범답안이 존재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급격하게 정보화사회로 넘어가는 길목이다. 모든게 변하고 있다. 어제의 모범답안이 오늘 우리를 시험에 들게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구조 개편? 아직 시작도 안했다. 무한경쟁 시대의 초입이다. 경쟁력이 없으면 도태되는 세상이 급속히 다가오고 있다. 그에 대해 불평하지 말라. 불평을 한다고 먹어 없어진 치즈가 돌아오진 않는다.

시화공단을 보라. 더 싼 가격에 더 열심히 일할 외국인근로자가 넘치고 있다. 직장가 짱깨집을 다녀보라. 조선족 아주머니들이 열심히 주문을 받고 있다. 공장에선 컴퓨터와 기계가 사람손을 대체하고 있다. FTA 협정을 맺어서 쌀이 수입되고 있다. 우리나라 쌀값이 전세계에서 유통되는 쌀값의 두세배에 육박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젠 국경마저 무너진 자유경쟁 세상이 닥치고 있는데. 갓 졸업하는 새내기 구직자들은 여전히 천하태평인 경우를 많이 본다. 나름대로 토익 850 이상으로 올리지만 남들도 다 그런 상황에서 대체 뭐가 변별기준인지 감이 오질 않는 것 같다. 사회생활은 보이스카웃 캠프가 아니다. 캠프파이어 밝히는 낭만적인 캠프가 아니다. 수능 성적표로 원서 넣어서 점수 높으면 자동으로 '뽑혀지는' 그런 곳이 아니란 말이다. 기업이 원하는 인재는 스스로 알아서 진화하며 최적의 상태를 유지해서, 자신의 생산률을 최고점까지 보여주는 인재다. 적어준 초안대로 문서작업하는 건 고등학생 알바한테 맡기면 건당 몇만원에 끝내주게 해준다. 아이디어? 경품 걸고 아이디어 공모전 한번 하면 기가막힌 아이디어 수도 없이 나온다.

단지 아이디어만 톡톡 튄다고 '창조적 인간'이 되진 않는다.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기까지 2000번의 실험에서 시행착오를 거쳤다. 전구에 대한 아이디어만 있다고 전구가 세상에 나온게 아니란 말이다. 역설적이게도 에디슨의 문제는 언제나 한가지였다. "계속 할까,말까?" 거기서 에디슨이 취한 "한다"는 선택과 "했다"는 사실의 위대함에 비춰보면, 그의 아이디어의 뛰어남도 새발의 피에 미치지 못된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알 수 있다고 한다. 이 말은 진리다. 새내기 구직자가 써서 보낸 이력서 한통을 통해서도 그 사람을 알 수 있다. 100%까진 몰라도 99.9%까진 알 수 있다. '마지막 한명'이 다른 99명과 다른 점은 딱 하나 뿐이였다. '진짜 열정'을 활활 태우고 있었다는 것.

떨어질 스펙이 아닌데도 자꾸 떨어진다며 "왜 나를 못알아보는 거야?"고 화내지 말고.. 과연 이력서 한통에도 목숨을 걸었던가 뒤돌아 보라. 목숨 걸지도 않았으면서 목숨 걸었다고 우기지도 말라. 인사 담당자는 다 안다. 왜냐면 그들은... 귀.신.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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